숲속의 바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점점 직장과 직장 밖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장소에 관계없이 24시간 연결이 되어 있어, 퇴근 후 몸은 직장을 빠져나와도 마음은 여전히 직장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에 있다. 이러한 연결 상태는 중독적이다. 자신이 필요한 존재이고 유능하고 생산적인 존재라고 느끼게 해준다.

하지만 끝없는 소통에는 대가가 따른다. 이메일과 문자 메시지, 전화의 맹공격은 뇌를 계속된 긴급 사태로 만들어 스트레스 반응을 지속시킨다. 지속적인 압박은 생각과 감정에 해로울 뿐 아니라 완전히 로그오프하지 않으면 회복이 불가능하다. 2010년 <응용 심리학 저널(Journal of Applied Psychology)>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근무 외 시간에 직장과 심리적으로 분리되지 않으면 정서적 탈진이 심해진다고 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기업이 암묵적으로 직원들에게 밤낮없이 대기하라고 요구한다. 상사가 한밤중에 이메일을 보내온다면 밤낮 없이 대기하는 문화를 지지한다는 뜻이다. 퇴근 후에도 업무 스트레스가 집까지 흘러들어오고 직장 상사의 퉁명스러운 이메일 한 통이 단란한 저녁식사 시간이나 즐거운 주말을 망쳐놓는다.

물론 직장과 꼭 연결되어야만 하는 상황도 있겠지만 모든 직원의 로그인이 필수적인 상황은 드물다. 게다가 직원들이 제대로 쉬도록 하는 것이 회사 입장에서도 이익이다. 야근이 잦고 주말 근무까지 한다면 업무에 오래 집중하지 못한다. 최근 들어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직원들이 충분히 재충전할 수있도록 제도화하는 회사가 늘어나고 있다.

퇴근 후 인터넷 접근을 제한하는 회사들

폭스바겐은 1회 교대 근무 시간이 끝나면 30분 후에 이메일 서버를 껐다가 다음 교대 시간 직전에 다시 켠다. 인터넷 접근을 제한하는 회사는 폭스바겐뿐만이 아니다. 시카고에 있는 임파워 퍼블릭 릴레이션스(Empower Public Relations) 같은 기업도 다음날 직원들이 상쾌하게 출근하도록 해주는 효과가 있음을 알고 ‘이메일 차단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또 다른 독일계 자동차회사 다임러(Daimler)는 직원들의 휴가 기간 동안 도착한 이메일을 자동으로 삭제한 후 발신인에게 해당 직원의 부재중에 대신 연락할 수 있는 담당자를 알려주는 프로그램을 구축했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 또한 직원들의 월차유급휴가를 감독하기 시작했다. 개인적인 시간을 너무 많이 쓰는 사람을 잡아내려는 것이 아니라 휴가를 쓰지 않고 쌓아두는 사람을 파악한다.

IBM, 에버노트(Evernote), 넷플릭스(Netflix) 등 휴가 기간 제한을 중단하기 시작한 기업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버진 그룹 또한 이에 가세해 ‘무제한 휴가(unlimitted vacation)’ 정책을 시범 운영 중이다.

그렇다면 월차유급휴가 정책을 가장 열성적으로 지지하는 회사는 어딜까? 덴버에 위치한 소프트웨어 회사 풀컨택트(FullContact)다. 풀컨택트는 2012년에 직원들의 가족 휴가에 7,500달러를 지불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몇 가지 의무가 따른다. CEO 바트 로랭(Bart Lorang)의 블로그에 요약된 것처럼 아래의 3가지 엄격한 규정을 따라야만 휴가 보너스를 받을 수 있다.

  1. 이 돈은 오로지 휴가에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2. 휴가 기간에는 회사와 연락을 끊어야 합니다.
  3. 휴가 기간에는 일하면 안 됩니다.

이 회사들은 도대체 왜 이렇게 인심이 후할까? 이에 대해 아래의 로랭의 말이 대변한다.

“직원들이 업무로부터 단절될수록 회사에 이익이기 때문입니다.”

원문: 곽숙철의 혁신 이야기

퇴근하면 회사일은 잊어라: 완전한 로그오프가 더 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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